언론보도
2025-03-13
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유한) 대륜)
올해 7년 차인 김영민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법무법인(유한) 대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선임 변호사로서 일정이 많을 법도 한데, 인터뷰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낸 김 변호사는 로스쿨에서의 시간을 ‘값진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묵묵하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김영민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법시험 준비하다 신춘문예 당선되기도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대륜에서 민사, 형사, 가사 등 다양한 송무를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 김영민입니다. 제 이력이 조금 특별한데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9세에 이등병으로 군에 입대했습니다. 제대 후 언론사 취업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로스쿨 장학 제도를 알게 되어 35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로스쿨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Q)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로스쿨에 진학했는데, 법조인의 꿈은 언제부터 갖게 되었나요?
법조인의 꿈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특별히 고 조영래 변호사님과의 인연이 큰 영향을 미쳤죠. 조영래 변호사님은 제 큰어머니와 사촌지간이셨는데, 어릴 적부터 그분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인권 변호사'로 유명하셨던 조영래 변호사님 같은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키워왔죠. 그러다 자연스럽게 법대에 진학하게 되었고, 법조인의 꿈을 구체화하게 되었습니다.
Q) 신춘문예 당선자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던데, 그때의 일화를 소개해주시겠어요?
그 일화는 제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사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문예반 활동을 하며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대학 1학년 때부터 매년 신춘문예에 도전했지만 계속 낙방했죠.
2007년 겨울, 사법시험 2차 준비로 바빠서 새 작품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탈락했던 작품을 약간 손보아 제출했는데, 이번엔 특별한 전략을 세웠죠. 당시 대부분의 응모자들이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를 제출하는 추세였는데, 저는 역발상으로 직접 원고지에 손글씨로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눈에 좀 더 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죠.
그리고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관계자라면서 연락이 왔는데, 제가 원고지에 작품을 써서 제출한 이유를 물어보더라고요. 그 순간 '아, 이번엔 당선됐구나!'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며칠 후 당선 통보를 받았죠.
이 경험을 통해 인생에는 때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운을 다 써버려서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웃음)
Q) 딱딱한 법학과 말랑한 동시(童詩),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느껴집니다.(웃음)
언뜻 보면 그렇게 느껴질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이 두 분야가 생각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학부 때 수업을 들었던 김재형 전 대법관님의 말씀이 떠오르는데요, "민법의 안팎에는 상상력으로 채워야 할 많은 공간이 있다"면서 "법학적 상상력은 문학적 상상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을 듣고 '와, 나는 문학적 상상력과 법학적 상상력을 다 가진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사실 동시를 포함한 글쓰기는 제게 오랜 취미였고, 법학은 전공으로 공부한 분야죠. 취미와 직업의 관계로 보면 그리 이질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것이 제 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년간 등록금,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로스쿨 진학 결심
Q)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어릴 때부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늘 장학금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했어요. 대학 졸업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이 상당했죠. 그러다 31세에 군 복무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던 중, 한 친구가 제 상황을 듣고는 로스쿨 장학금 제도를 알려주었습니다.
알아보니 제가 차상위계층에 해당해 로스쿨 입학 시 상당한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었어요. 심지어 리트(LEET) 응시료까지 면제받을 수 있었죠. 그때서야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좀 아쉬웠습니다. 더 일찍 알았더라면 군 전역 직후 바로 로스쿨에 도전했을 텐데 말이죠.
그렇게 특별한 준비 없이 리트에 응시했는데, 의외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 두 곳에 합격했고, 고민 끝에 3년간 등록금과 매월 100만 원의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중앙대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Q) 변호사시험을 치를 당시의 나이가 38세로 어린 동기들과 제법 차이가 났을 텐데, 체력적으로 버겁지는 않았나요?(웃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공자로서의 배경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행히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없었어요.
다만,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변호사시험까지 한 달여 남았을 때 잠시 방심했던 적이 있어요. 학교에 안 나가도 되니 자취방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유튜브나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위험한 행동이었어요.
변호사시험 직전까지도 '떨어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다행히 합격했지만, 합격자 발표까지의 3개월이 정말 마음 졸였던 순간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하기 싫을 때 그걸 이겨내고 하는 것이 실력이라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Q) 어느덧 7년 차 변호사로 활약 중이십니다. 최근 법무법인(유한) 대륜으로 보금자리를 옮기셨는데,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네, 현재 법무법인(유한) 대륜에서 일반 민사, 형사 송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륜에서는 가사 사건, 즉 이혼이나 상속 관련 업무도 많이 하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다루면서 소위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Q) 업무에서 느끼는 보람과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보람은 역시나 의뢰인들의 문제를 해결해드릴 때입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분들이나 법률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도와드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 경험과 지식으로 그분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변호사로서 가장 큰 기쁨이에요.
애로사항이라면 때로는 의뢰인의 기대와 법적 현실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바라시지만, 법적으로 그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거든요. 이럴 때 현실을 설명드리면서도 최선의 대안을 찾아 의뢰인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업무량이 많아 개인 시간 관리가 어려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들도 제가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변호사 아동문학가로서의 활동도 해보고 싶어”
Q) 요즘 변호사님을 가장 즐겁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요?
최근에 러닝에 푹 빠져있습니다. 작년 6월부터 런데이앱이라는 것을 통해 러닝을 시작했는데, 얼마 전에는 마라톤 대회 10km 코스에 출전해 55분대 기록을 세웠어요. 처음엔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깊이 빠져들다 보니 러닝화, 러닝벨트, 스포츠워치 등 구입할 것이 의외로 많더라고요.(웃음)
30분 쉬지 않고 달리기, 50분 쉬지 않고 달리기, 5km 완주, 10km 완주 등 하나씩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때마다 저 스스로에게 이런 물품들을 선물하고 있어요. 일종의 '러닝 플렉스'라고 할까요?(웃음)
Q) 변호사 김영민 그리고 사람 김영민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욱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다뤄왔는데, 이제는 노동법, 가사법(이혼, 상속), 형사법, 저작권법 같이 어느 하나의 특정 분야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해요.
장기적으로는 제 이름을 건 법률사무소나 로펌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때가 되면 '김영민 변호사' 했을 때 ‘아~ 무슨 분야의 실력자’하는 소리와 함께 따뜻하고 겸손한 변호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갈 계획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가정과 일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제 딸이 이제 만 5살인데,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소중히 여기며 가정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작은 꿈이 하나 있다면, 언젠가는 변호사 아동문학가로서의 활동도 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변호사이면서 작가로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늘 부럽고 존경스럽거든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나 에세이를 쓰고, 나아가 어린이 법률교육까지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나이가 많아서 혹은 학비가 비쌀 것이라는 오해로 로스쿨 진학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먼저 학비 걱정은 과감히 접으셔도 좋습니다. 소득분위에 따라 장학금 지원 혜택이 정말 많아요. 저 역시 그 혜택을 받은 산 증인이니까요.
나이가 많다는 것도 절대 불합격 요소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삶의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그 나이까지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사회 경험을 쌓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법조인으로서 어떤 강점을 가지게 됐는지를 잘 어필하는 거예요.
과거의 학부 성적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지금 노력으로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는 토익 같은 영어 성적이나 리트 성적에 집중하세요.
'나는 나이 때문에 안 돼'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고, 대신 그 나이를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본인의 강점으로 잘 녹여낼 것인지만 고민하세요. 그렇게 준비하신다면, 3년 후에는 분명 저와 함께 법조계에서 활약하고 계실 겁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박소희 기자(showe@le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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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학금 혜택 많은 로스쿨, 제가 산 증인입니다."···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유한) 대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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